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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질환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엄모씨(44)는 3년 전부터 가끔씩 배변할 때 출혈이 있었으나 진찰받는 게 부끄러워 그냥 지냈다. 하지만 석 달 전부터 회식 등 과음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묽은 변을 자주 봤고,급기야 3주 전에는 변기에 붉은 피가 가득해 놀란 마음으로 집 근처의 건항외과를 찾았다. 대장내시경 검사 결과 다행히 암 같은 것은 없었고 치핵 3기였다. 치질수술을 받으면 최소 몇 주간 통증 때문에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어온 터라 겁먹었지만 자동봉합기(CPH)로 수술하면 통증이 적다는 얘기를 믿고 수술을 받았다. 아닌 게 아니라 수술 후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고 이틀째부터 정상 출근할 수 있었다.
건항외과는 2002년 '건강한 항문'을 위한 클리닉으로 이동희 · 연현철 원장이 공동 개원했다. 이후 이 원장이 망우점,연 원장이 군자점을 맡았고 정영학(목동점) · 정대윤(거제점) 원장이 가세했다. 대장 · 항문 전문인 이들은 대장내시경 검사 및 용종절제술은 물론 치루 · 치핵 · 치열 등 항문질환 수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의 강점은 자동봉합기를 이용해 통증을 최대한 줄이는 수술이다. 치질수술은 항문 인근의 정맥혈관이 늘어져 피가 순환되지 않고 부은 것을 괄약근과 신경이 다치지 않게 보호하면서 제거하고 봉합하는 것이다. 메스를 쓰는 일반 수술은 출혈이 심하고 아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예민한 항문주위 신경을 쓰리게 하는 게 문제였다.
이에 비해 자동봉합기는 직장 안쪽으로 파고 들어 항문을 따라 원형으로 움직이면서 문제의 조직을 절단하는 동시에 철심을 자동으로 꿰매 항문 바깥에 상처가 생기지 않고 통증이 적은 게 특징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회복도 빠르다. 항문 안쪽으로 치핵이 심한 경우에 특히 효과적이다. 이 수술법은 1993년 이탈리아에서 개발돼 2002년부터 국내에서 시행돼왔다. 자동봉합기는 1회용으로 기구값만 50만원이 넘는데 지난 7월부터 건강보험급여가 이뤄지면서 환자 본인부담금이 5만원대로 낮아졌다.
연 원장의 경우 2002년부터 이 수술을 시작해 그동안 300여건을 시행했고 건강보험급여 이후 환자가 늘었다. 연 원장은 "수술 후 전혀 아프지 않았다는 사람이 3분의 1가량이고,별 통증을 못 느꼈다는 사람이 절반을 웃돈다"며 "봉합한 철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떨어지기 때문에 수술 후 아예 한번도 오지 않는 사람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 밖에 건항외과는 탈장 · 하지정맥류 수술 등을 합리적인 비용에 시행, 지역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